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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연구속보] 네이처 “코로나 백신 접종 위한 면밀한 계획 세워야”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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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 중간결과 발표에서 약 90%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화이자 제공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 중간결과 발표에서 약 90%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화이자 제공

9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시험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희소식을 내놨다. 화이자는 백신 임상3상 시험에서 임상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예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화이자 측은 임상3상 시험 참가자가 4만명을 훌쩍 넘는 만큼 이번 중간결과 발표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대규모 임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5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현재 취해야 할 5단계의 접근 전략을 소개했다. 욧 티라와타나논 싱가포르국립대 초빙교수 겸 태국 공중보건부 헬스조정기술평가프로그램(HITAP) 창립자와 사우다미니 비쉬와나스 다박 HITAP 국제유닛 수장이 공동으로 작성한 네이처 논평에서 저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조달, 라이선스, 배분(delivery) 등 5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임상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는 만큼 백신 개발과 접종 과정까지 이르는 매 단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논평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40여종이다. 동물 실험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전임상 단계인 후보물질도 150여종이 넘는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백신 개발은 종종 에베레스트산의 베이스캠프 공략에 비교될 정도로 힘겨운 여정이다. 임상에 성공해도 백신 조달과 배분을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백신 출시를 위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네이처는 논평에서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중저소득 국가와 협력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각국이 취해야 할 긴급한 5개의 단계가 있다고 역설했다. 전세계 팬데믹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세계화된 상황에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안전해지기 전까지 그 누구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파일럿 프로젝트 고려
 
모든 국가에는 어린이를 위한 백신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성인용은 부족하다. 2017년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194개 회원국 중 114개국만이 계절성 인플루엔자에 대한 성인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성인에게 권장되는 유일한 백신은 임산부를 위한 파상풍 예방 접종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노령층 등 특정 그룹에 대해서만 계절성 독감 예방 접종을 권장한다.
 
세계 각국의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백신 배포 프로그램은 백신 배분 조달과 사회적 기대, 지역사회 참여, 공급업체의 방식 등에 따라 다르다.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면 전세계 국가의 40%는 이같은 다양한 조건 차이에 따른 문제에 처음으로 직면하게 된다.
 
백신 배분 전략을 처음으로 고민해야 하는 국가들의 경우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활용한 시범 프로그램을 고려할 수 있다.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은 통상 북반구에서는 10월과 11월, 남반구에서는 4월과 5월에 제공된다. 각국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경제 위축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백신 접종 전략을 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는 국가들은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소규모 지역에서 수행해 보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백신을 차갑게 유지해 운송하는 ‘콜드 체인’과 지역사회 참여, 모니터링 및 평가시스템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자선가와 자금지원 기관이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WHO 백신 사전 인증 프로그램 활용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백신 및 다양한 헬스테크놀로지에 대한 국가 등록 절차를 지연시키는 몇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백신 제조업체는 생산한 백신을 고소득 국가에 우선적으로 등록시키는 데 집중한다. 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는 특히 백신 등록 절차가 익숙하지 않거나 번거로운 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등록 절차에 참여하기를 꺼릴 개연성도 높다. 이들 국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는 달리 백신 제조업체의 등록 데이터를 신속하게 검토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6년 이뤄진 한 연구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백신 제조업체가 제출한 백신 승인 절차가 최소 4년에서 최대 7년이나 소요됐다.
 
논평 저자들은 이럴 경우 WHO의 사전 인증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 배포하는 백신의 안전성 품질 및 효능 평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Gavi가 주도하는 WHO의 프로그램은 면역결핍바이러스(AIDS)나 말라리아, 결핵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2001년에 시행됐다. 지난해에는 에볼라 백신 공급을 빠르게 추적하는 데 활용되기도 했다. 2018년까지 36개 국가와 카리브해 인근 15개 국가가 이같은 사전 인증 프로그램에 참여해 WHO가 이미 평가한 백신에 대한 표준 규제 프로세스 가속화에 노력하고 있다. 더욱 많은 국가들이 이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평 저자들은 또 WHO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사전 인증 프로세스에 모든 국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백신 업체가 제출한 서류와 평가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이는 러시아가 앞서 개발했다고 밝힌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처럼 과학계의 논란이 있는 백신을 도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WHO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가들에 자동으로 등록되는 게 이상적인 방식이다.
 
국가 차원의 TF 구성
 
전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위한 자체 심의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한다. 다수의 국가들은 백신을 선택하고 접종 대상을 결정하고 백신 배분 플랫폼을 구축한다. WHO의 경우 전략자문그룹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회원국에 자문하는 작업 그룹도 있다.
 
WHO의 그룹은 보통 보건 분야 전문가로만 구성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은 국가 경제와 사회적 가치가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별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논평 저자들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경제적·사회적·윤리적 요소까지 모든 문제를 고려할 수 있다. 저자들은 대통령이나 총리 같은 행정부 최고 수반이 TF를 주도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고소득 국가와 백신제조업체간 양자 협상을 억제
 
부유한 국가들만 백신을 확보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WHO와 Gavi,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의 노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른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모든 참여 국가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인구의 20%에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한국을 비롯해 17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게 논평의 지적이다. 인구의 20%에 접종 가능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게 목표지만 일부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구의 60~70% 이상이 면역력을 확보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인구의 20% 백신 접종은 집단면역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국가는 백신 개발업체와 직접 백신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코백스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영국도 코백스와의 계약과는 별도로 현재 백신을 개발중인 옥스퍼드대 연구진 및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별도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백신 개발 초기 생산 물량이 부족할 경우 고소득 국가와 백신 제조업체간 양자 거래가 활발해지면 백신 가격 상승은 물론 많은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백신 접종이 일부 국가에 접종될 경우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비영리 정책연구단체인 ‘랜드 유럽’이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국가 모두에 백신을 고르게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50억 달러(약 28조 3000억 원)로 추산되는 반면 백신을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고소득 국가가 받는 피해는 연간 약 1190억 달러(약 134조 7600억 원)로 예상했다.
 
논평은 이같은 상황은 이미 경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영국 등이 지난 2004년 H5N1 조류독감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을 비축하기 위해 경쟁했고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나 의료용 보호장비, 방역물품 등에 대한 구매 경쟁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성공적인 백신 접종을 위한 분석
 
논평은 모든 백신 접종 프로그램 성공 여부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의 수에 따라 판단되서는 안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일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별로 처한 환경이나 환자수, 사회적 요인 등이 다른 만큼 우선 접종 집단도 상이할 수 있다. 대다수 국가들의 의료 종사자를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이 높다. 인구통계 분석에 기반한 우선접종 순위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정하려면 비접종 인구의 감염 상황이나 사망률, 중증 환자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각 국가별 방역 조치나 자가격리 조치, 이동 제한 등 다양한 상황도 고려돼야 한다는 게 논평의 주장이다.

※참고자료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3134-2#ref-CR6

※출처  : 한국과학기자협회 포스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934642&memberNo=36405506&navigationType=p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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